새로운.흐름

2000/06/19(13:55) from 203.252.166.13
작성자 : 김승혜 (k-soho@hanmail.net)	조회수 : 953 , 줄수 : 52

Skull with Burning Cigarette...(2) 테오에게

............< 이 세상은 신의 실패한 습작 >.................

............테오에게..................................................

필요한 물감의 목록을 써놓았다. 그걸 즉시 보내지 못한다면, 데생을 좀더 많이 할 테니 별문제는 없다. 그래서 급한 것과 덜 급한 것을 구분해서 썼다.
가장 급한 것은 데생이다. 붓으로 직접하든 펜이나 다른 것으로 하든 데생은 아무리 많이 해도 충분하지 않다.
요즘은 핵심적인 것을 강조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일부러 흐릿하게 하는 방법을 시도 하고 있다.

이 세계를 가만히 보면, 선량한 신에 대해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든다. 왜냐하면 이 세계는 그가 망쳐버린 습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아주 좋아하는 화가가 그림 하나를 망쳤다고,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겠나. 그럴 때 우리는 비판은 하지 않고 그저 입을 다물 뿐이지. 물론 더 나은 작품을 그리라고 요구할 권리는 있다. 꼭 해야 할 일은 같은 손으로 그린 다른 작품을 살펴보는 것이겠지.

이 세상은 신이 뭘 하는지 잘 모를 때, 제정신이 아닌 불행한 시기에 서둘러서 만들었음이 분명하다. 선량한 신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그것은 자신의 습작을 만들기 위해 그가 많은 사고를 했다는 정도지.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습작은 다양한 방식으로 망가졌다. 그렇게 실수 할 수 있는 사람은 주인밖에 없다. 그래, 그게 아마도 가장 훌륭한 위안이 되겠지. 그때부터는 바로 그 창조적인 손에 의해 응분의 보상이 주어지기를 희망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1888년 5월

...반 고흐-영혼의 편지, 반 고흐지음. 신성림 옮김. 예담. 1999...

Untitled

그림설명: 고흐
담배를 문 해골 Skull with Burning Cigarette
1885년 겨울, 앤트워프.
캔버스에 유채, 32.5cm x 2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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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그림: 김승혜
2000년 여름, 디문대301.
Photoshop,Animagic GIF, 6.30cm x 4.6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