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누리 꼴과 얼개

꼴.과.얼개

2003/10/07(01:42) from 211.201.203.75
작성자 : ㅠ한짐 (yhanjim@chollian.net)	조회수 : 483 , 줄수 : 25

Re: 왜 우리는 쇼-에 묶여 있을까

요전에 쥬얼리쇼를 봤는데,
그다지 미국이나 유럽의 '쇼'와는 비슷하지 않더군요.
혹시 패션쇼에서 쥬얼리쇼 뿌리를 찾나본데,
우리말 사전에는 '새로만든 옷 발표회'라고 돼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패션쇼를 무어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러면 쥬얼리쇼는 '꾸미개를 발표하는데 음악도 있고 몸짓도 꾸며서 꾸미개를 더 잘 보여주겠다' 이런것 이구만요.
발표회라는 것은 아무 여러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인데,
우리말 잔치도 만만치 않죠,

'잔치'는 먹고 놀고 즐기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돌잔치'처럼 '우리 아이가 돌이 되었으니 돌잡이도 할 것이고 친척들이 다 모여 돌을 기억할 만한 행사를 어려사람에게 보여주겠소이다' 이거 아닙니까? 그래서 돌잔치에 친척들이 모이고 구경하고 먹고 그 만남을 기억하려고 사진도 찍고 가는거죠. 먹고 놀다 갈꺼면 뭐하러 돌잔치에 갑니까? 집에서 그냥 '놀지'.
그러니 '잔치'라는 뜻이 '빚잔치' 처럼 쓰고 먹고 끝나는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꾸미개잔치' 하면 '꾸미개를 보기 좋게 보여줄 것이니 와서 보고 즐겨라, 그리고 기억해라 우리가 이렇게 좋은 일을 했다'는 뜻이지요.
하도 우리말을 안써서 뜻이 굉장히 모자라는 줄로만 알고 있는데,
영어 쇼도 그 뿌리가 그져 '보여준다'라는 뜻이었지, 1930년대 미국에서 발전해온 할렘 쇼나 라스베가스 쇼의 '쇼'가 그냥 된 것은 아니라 이말입니다.
우리는 쇼로 부르겠다, 혹은 이거 색다르지 않냐 쓰자, 해서 쓰게된 거죠.

이런식으로 우리말을 모자라게 쓰게 된 것이 여러분들 '노블한 개인적 취향'이나, '유구한 선조들의 컨텐츠 파워 결여'인지는 모르겠지만, 뿌리부터 다른 우리말을 쉽게 쉽게 죽여봐야, 블라디보스톡에서 우리말도 몰라 거지가 되는 여러분 증손자 증손녀가 또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말입니다.

더 웃기는 것은 앙코르와트 옛유적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캄보디아인들은 지금 그 집을 다시 지을 방법도 모른다고 한탄합니다.
왜 그럴까요?
물론, 앙코르와트가 그대의 '노블한 개인적 취향'이 아니겠지만.

*우리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제가 어릴 때 처음으로 알게된 한글이 '쑈쑈쑈'입니다. 옛날 제가 어릴적에 구봉서님이 나오던 '웃기는 쑈'였죠. 아마 아버님이 쓰시던 '쑈하고 있네'가 거기서 나온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