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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눈.과.빛 |
| 2015/10/12(07:17) from Anonymous Host | |
| 작성자 : 정보람 | 조회수 : 1493 , 줄수 : 97 |
| 10/5 강의 내용 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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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강의 되짚기 > - 한글은 글꼴을 만드는데 있어 필요한 음성학적 핵심을 극도로 단순화 시켜서 만든 글꼴이다. 한글의 꼴로는 글자와 소리를 300억 가지 이상 만들어 낼 수 있다. 어마어마한 글꼴이다. 한글만큼 단순 명료하면서 철학적 뜻을 담고 있는 존재는 없다. 한글은 단순한 2차원적 형태가 아닌 4차원의 개념을 지닌 모더니즘의 극치를 나타내고 있다. - 3,000년 전에 만들어진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이나 우리나라 궁궐의 몇 몇 기둥들을 보면 500년전에 발견된 투시도법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가운데가 볼록한 꼴의 기둥을 세웠다. 옛 사람들은 오늘날 같은 설계도 없이도 평면적 도면에 나름대로 과학적 방법으로 건축을 행한 것이다. 다시 말해 오늘날 같은 설계도가 없다고 해서 비문명적 건축인 것은 아니다. - 우리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미술사, 한글(스승님 추천 : 우리글 바로 쓰기), 편집 디자인에 관한 책들은 기본 소양으로 읽는 것이 좋다. 또한 미술의 영역에서의 창의적인 작품들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음악, 무용, 공연 들들)의 창의적 결과물들도 자주 접하며 간접 경험을 넓혀야 한다. < 스승님과 함께 한 다섯 째 강의 내용 > 1. 김소연 선비의 여쭘: 데미안 허스트 작품은 스승님 취향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스승님 취향의 작품을 알고 싶습니다. - 응하는 말씀: 정확히 말하면 데미안 허스트가 작품에 쓴 쓸감들이 내 취향이 아닌 것이다. 그가 작품을 통해 나타내고자 한 예술관은 멋스러우며 작품의 조형성은 충분히 아름답지만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에 쓰인 쓸감들이 나에게는 다소 징그럽다. 나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_^* 2. 정보람 선비의 여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교수님의 멋스러운 몸글꼴 문화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몸글꼴의 개발하게 되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 응하는 말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문화상품 디자인을 의뢰하였다. 금누리체를 알고 인정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몸글꼴은 금누리체를 바탕으로 나의 몸을 참고하여 만든 글꼴이다. 금누리체는 단순 한글 디자인이 아닌 스스로 발명한 별명품이다. 이전에도 몸의 꼴을 참고한 글꼴들은 많이 있었지만, 나의 몸글꼴은 금누리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발명이기 때문에 그 나름의 특색을 바로 느낄 수 있다. - 문화상품 계약서를 쓸 때 계약서의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디자인을 고민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 나는 평소 우리가 사용하는 문서도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보기를 들면, 파리의 세금 고지서의 디자인은 한 대학원생이 1년 동안 고민하여 개발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파리 시민들이 세금을 정직하게 잘 낼까, 어떻게 하면 세금 고지서를 받았을 때 기분이 덜 우울할까 같은 고민들이 디자인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3. 김은화 선비의 여쭘: 스승님의 신비롭고 독특한 방은 어떻게 꾸며지게 된 것인가요? - 응하는 말씀: 나의 방은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처음에는 방의 네 면과 그 안의 모든 것들을 세계 지도로 도배하고 가구 배치도 삐딱하게 되어있었다. 이 때부터 작품으로 만들고자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시간이 쌓이면서 나의 조형 감각과 예술관이 공간에 스며들었고 그 결과 지금의 독특한 방이 되었다. 이색적 느낌이 알려져 많은 유명인들이 내 방을 다녀가기도 했다. (더하여 적음)내가 총장이 된다면 플레이보이지로 나의 공간을 도배하고 싶다. 4. 윤수영 선비의 여쭘: 살바도르 달리는 장 프랑수아 밀레의 작품 ‘만종’의 바구니가 수확한 작물이 아닌 죽은 아이의 관이라고 주장하였는데, 그림을 X선 검사해보니 실제 초벌 그림에는 어린 아이의 관 모양이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달리는 어떻게 남이 볼 수 없는 형상을 볼 수 있었을까요? - 응하는 말씀: 살바도르 달리의 눈썰미와 상상력이 남들보다 뛰어난 듯 하다. 붓 자국이라던가 덧대어 그렸을 때 나타나는 미묘한 이질감 같은 것을 달리가 찾아내어 스스로 상상력을 더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 5. 배우리 선비의 여쭘: 국민대학교 복지관 건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응하는 말씀: 배우리 선비의 생각과 같다. 겉은 멋지나 안은 불편한 꼴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건축을 디자인으로 인정하는 문화가 아직 정착되어 있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건축가의 처음 의도와는 달리 디자인을 해치는 것들이 이것저것 붙여지기 시작한다. 아무리 멋있게 지어도 사용자들이 제대로 이용하지 않으면 그 가치가 지켜질 수 없다. 복지관 역시 이러한 경우라도 볼 수 있다. 처음 그 건물을 디자인한 건축가는 현재 자신의 작품이 이렇게 사용되길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프랑스의 국립도서관과 이화여자대학교의 건축은 같은 사람이 설계하였으나 그 쓰임에 의해 지금은 너무나 다른 결과물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우리나라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 루이 칸 Louis Kahn 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축가이다. 그가 설계한 방글라데시의 국회의사당과 뉴 델리의 경영대학을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  "나는 이 건축물을 설계하고 건축했을 뿐이다. 이 건물을 완성하는 건 이 나라 국민들의 몫이다."(루이 칸) [네 개의 자유 공원]  [솔크 연구소]  6. 양진아 선비의 여쭘: 하나의 그림이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착시 현상의 이유가 궁금합니다. - 응하는 말씀: 우리가 사물을 본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보는 또한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을 뜻한다. 곧 착시 현상이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은 우리가 그림에 나타난 대상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는 대로 보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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