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누리 슬기로운.눈.과.빛

슬기로운.눈.과.빛

2015/09/16(00:16) from Anonymous Host
작성자 : 정보람	조회수 : 751 , 줄수 : 37

9.14 수업 내용 정리입니다.

스승님과 함께 한 세 째 가르침입니다.

1. 슬기로운 눈과 빛 가르침에서는 되도록 우리나라 말을 쓰기로 합니다. 말을 읽으면 우리는 다시 다른 나라의 식민지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한글 사용은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약속입니다. 적어도 대학을 다니는 선비라면 우리말 글쓰기는 완벽하게 할 줄 알아야 합니다.

2. 헷갈리는 한글 맞춤법의 바른 표기
- 레오나르도 다빈치 → 레오나르도 다 빈치
- 창의적인 사고 → 창의적 사고
- ‘~ 등’ → ‘~들들’
- 한글 뒤에 다른 언어를 함께 적어줄 때에는 괄호를 하지 않아도 됨.
보기) 견우직녀牽牛織女

3. 스승님께서 알려주신 이야기가 있는 작업을 할 때 조심할 부분입니다.
출발은 이야기로부터 나와도 좋으나 생각을 뻗어나가는 길목에서는 그런 이야기의 틀에 너무 얽매여서는 안됩니다. 꼭 이야기에 나오는 구체적 대상의 모습을 다 드러내지 않아도 스스로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4. 아래는 정보람 선비의 지난 시간 질문이었던 ‘스승님과 안토니 가우디의 비슷한 예술성’에 대한 스승님의 말씀입니다.

- 우리나라의 건축대학이 5년제로 바뀐 지는 15년 전쯤입니다. 5년제가 시행되기 전에 건축학과를 졸업한 사람들은 바뀐 세계의 건축사 자격 기준을 맞추기 위해 ‘한국 건축가 협회’가 만든 전문 대학원을 다녀야 했습니다. 가장 처음 생긴 건축 전문 대학원 최고위 강의에 첫 번째 강사로 초청되었던 분이 바로 금누리 스승님이셨습니다.

- 스승님께서는 그 때의 선비들에게 건축 설계의 기준이 평면도라는 틀에 박힌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시기 위한 예로 스승님께서 좋아하시는 우리나라 건축가 김수근의 경동교회를 드셨습니다. 벽과 지붕의 경계가 없는 경동교회의 꼴을 볼 때 이 건물의 기준은 평면이 아닌 교회의 꼭대기나 비탈진 부분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 안토니 가우디 역시 스승님과 같이 건축의 기준면이 반드시 평면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우디는 건축의 기준면을 거울에 반사된 곡면이라고 생각하고 머리 속에 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그는 건축의 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종이에 그려냄과 동시에 건축 구조에 대한 계산을 모두 끝냈습니다. 가우디는 성 가족 성당의 꼴을 생각할 때, 고무줄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바닥에 거울을 놓고서 모래 주머니를 단 실을 연결하여 달아 둠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입체적으로 그려보았습니다. 더 높아졌으면 하는 부분에 조금 더 무거운 모래 주머니를 달면 연결되어 있는 다른 실들이 모두 함께 움직이게 됩니다. 요즘은 자동 계산 기계로 하는 일을 가우디는 오로지 자신의 창의력만으로 해낸 것입니다. 스승님께서는 가우디가 곡선과 곡면, 만유인력의 법칙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기에 시대를 앞선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스승님께서는 건축가는 평면적 틀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스승님께서 강의 중 지저분하게 떨어져있던 강의실의 쓰레기를 칠판에 하나씩 붙여 창의적 작품을 만드셨듯, 건축가는 자유로운 생각의 길을 가지고 있어야 가우디 같은 새로운 창작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장신구도 작업 과정을 자유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데 가령 목걸이를 만들 때 앞에 달리는 물체보다 뒤쪽의 장금 장치를 먼저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즉, 잠금장치가 더 아름다워 앞으로 착용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 스승님께서 보셨을 때 가우디 건축의 소실점은 지구 가운데(중력의 중심점)에 있다고 합니다. 스승님의 전시 타이틀 매치에서 만나볼 수 있는 ‘땅 힘 그림’ 역시 지구의 중심에 무게를 잡고 땅이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러한 모습들에서 스승님과 가우디의 예술관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습니다.

스승님의 건축가로서의 예술관을 들을 수 있어서 뜻 깊은 수업이었습니다.
스승님의 앎을 부족한 선비들에게 힘껏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