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누리 슬기로운.눈.과.빛

슬기로운.눈.과.빛

2010/12/08(07:28) from Anonymous Host
작성자 : 조경영 (ciwal@naver.com)	조회수 : 942 , 줄수 : 82

ㄷ: 종교에서의 형상성 - 성상과 시뮬라크르

조경영 띄움:
> 단하천연(丹霞天然, 739-824)은 당(唐)나라 때의 선승으로 석두희천(石頭希天)의 법사(法嗣)다. 그는 평범하지 않은 삶의 궤적과 기행(奇行), 독특한 행각으로 불법(佛法)을 펼친 고승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일찍이 그가 낙양(洛陽) 동쪽 혜림사(慧林寺)에서 하룻밤을 묵을 때다. 마침 그 날은 날씨가 몹시 춥고 눈까지 분분히 내렸다. 그는 법당의 목불(木佛)을 꺼내 쪼갠 뒤 불을 지펴 몸을 녹였다. 이에 절 안팎이 발칵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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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자구 부처님을 태우 노!”
> “부처님 태워 사리를 얻으려구 그러지…”
> “아니 나무부처에서 사리가 나와?”
> “아 그렇던가? 사리가 안 나오면 부처님 몇 개 더 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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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의 형상(Imago D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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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하나님과 독특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바로 여기에서 인간의 특별한 존엄성, 의미, 그리고 가치가 나온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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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을 두 가지 측면으로 관찰하고 있는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구조적 측면(인간이 무엇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기능적인 측면(인간은 무엇을 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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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라는 존재는 어떠한 특정한 방식으로 기능하도록 창조되었다. 하나님을 경배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자연 만물을 다스리도록 지음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어떠한 구조적 기관들을 부여받지 않았더라면, 인간은 이러한 일들을 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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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기능과 구조는 하나님의 형상의 근본적인 두 가지 측면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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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적, 광의적 측면으로서의 하나님의 형상이란, 인간이 맺고 있는 다양한 관계성과 소명들 속에서 인간으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것을 행하도록 하게 하는 모든 은사들과 재능들이 총체적으로 인간에게 부여된 상태를 지칭한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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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적, 협의적, 실질적 의미에서 본 하나님의 형상은 전통적으로 개혁주의 신학자들은 참된 지식과 의와 거룩성을 그 속에 포함시킨다.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과 조화를 이루어 작동하는 인간의 올바른 기능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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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의 형상의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우리가 사람의 인성을 볼 때마다 이 두 가지 측면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만 하는데 인간은 죄로 인한 타락으로 인해 하나님의 형상을 나타내는데 치명적인 손상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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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상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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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잔틴왕국의 황제 레오 3세는 종교화와 종교화를 숭상하는 이들(Ikonodule)을 제거하는데 국권 전력을 이용하였다. 성화들은 파괴되었고 성화 숭배자들은 박해를 당했으며 결국은 신앙을 위해 순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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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3세의 뒤를 이어 콘스탄티누스 5세는 성상 반대론을 신학적으로 뒷받침 하려고 노력하였다. 황제는 아주 정통적인 입장에서 성상파괴 신학을 전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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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성만찬이 그리스도의 진정한 형상일 수 있다고 추론하려면 모형은 원형과 동일본질이어야 한다고 황제는 생각했다. 그리스도의 신인성을 고려할 때, 비물질적 본성과 물질적 본성이 불가분리적으로 통일되어 하나의 품성이신 그리스도를 사람이 본시 그려낼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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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인성으로 형상을 그려내면, 그리스도의 육신에다가 독자적 품격을 부여하게 되고, 삼위일체에다 제4의 품격을 부여하는 셈이 된다. 그렇게 되면 그리스도가 보통 사람이 되어 심성을 박탈당할 것이다. 그리스도가 피조물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화가는 묘사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인성과 함께 그려야 하는데 이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 않다면 화가는 그리스도의 불가분리적인 양성을 분리시켜 인성만 그려야 하는데 이것 역시 안 될 말이다.
> 성상 금지의 성경적 근거는 출애굽기 20장 4절, 30장 17절, 신명기 4장 12절, 14-19절, 5장 8절 및 12장 3절, 예레미야 10장 3절 이하, 시편 97편 7절, 요한복음 4장 24절 및 사도행전 17장 29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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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상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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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메섹의 요한(Johannes von Damaskus, gest, vor 754)은 성상 옹호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새롭게 해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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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 출애굽기 당시 우상숭배가 만연한 상황에서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출애굽기 20장 4절의 형상금지가 매우 중요하였으나, 율법 아래 있지 않고 은혜 아래 있는 그리스도인은 그러한 예방적 형상금지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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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교부들이 교회의 전승으로 전해준 성상을 반대하는 것은 공동의 어머니에게 치욕을 가하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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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째, 모형은 원형을 제시하는 원형의 거울이다. 그 거울 속에서 감추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성상 그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으나 원형과의 관계에서만 의미가 있다. 기억하도록 가려진 과거 행위의 형상으로서 그리고 열심히 본받도록 격려하는 자극으로서 기념 표시가 기록되거나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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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드리야르는 '상징적 교환과 즉음'의 제2장 '시뮬라크르의 질서'에서 자신의 핵심 개념을 시뮬라크르의 질서에 따라 귀납적으로 설명한다. 근대의 환영주의적 재현 체계에서는 원래의 실체를 가장 잘 재현하는 이미지가 가장 훌륭한 이미지로 간주되었다. 실제에 가장 가까운 이미지는 바로 원래의 실체, 즉 자기 자신이 가장 완벽한 재현이미지가 된다고 할 수 있으며 이렇게 실재와 이미지가 하나가 되는 단계가 바로 보드리야르가 말하는 사뮬라시옹 단계이고 이것은 시뮬라크르의 질서에 의해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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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드리야르는 모사란 원래 진짜를 모방하거나 베낀 것으로 여겼으나, 오늘날의 모방 내지 재현은 진짜 또는 실재와는 전혀 무관하게 ‘스스로의 가치를 가지는 시뮬라크르를 만드는 과정’을 지칭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과정을 네 단계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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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단계에서 이미지는 사실성을 깊이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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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는 실제의 반영으로서 ‘선량한 외관’이자 ‘신성한 계열’인 것이다. 이것은 기호가 어떤 기본적인 실재를 반영하는 단계이다. 이것은 과학적 언어나 지시적인 언어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
> 두 번째 단계에서 이미지는 사실성을 감추고 변질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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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실재를 은폐하고 왜곡시키기 때문에 ‘나쁜 외관’이며 ‘저주의 계열’이 된다. 이 단계는 기호에 의해 이데올로기나 이론이 소비자인 대중으로 하여금 소외와 착취의 실상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소위 허위의식(fale consciousness)으로서의 이데올로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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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단계에서 이미지는 사실성의 부재를 감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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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다. 이 단계는 외관을 연출하는 ‘마법의 계열’이다. 여기서 기호는 어떤 기본적인 실재의 부재를 은폐하려고 시도한다. 이에 대해 보드리야르는 신성파괴자(iconoclast)들이 신의 부재를 신의 성상(image)이 증명한다고 믿었기에 성상을 두려워하고 경멸했던 것을 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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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번째 단계에서 이미지는 사실성과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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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에 대한 어떠한 지시 관계도 없는 시뮬라크르가 되는 것이다. 기호는 실재의 지시대상과 전혀 무관한 ‘진짜 가짜’가 된다. 이렇게 되면 기화와 실재 사이의 거리가 없어지게 되고, 기호는 실재를 지시하지 않는다. 즉 기호는 실재와의 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며, 또한 거리를 유지할 수도 없기 때문에, 기호는 하나의 실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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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여기서 기호는 실재의 역할을 하는 모조품이므로, 진짜와 가짜의 구별이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구별은 공허한 구호가 되는 것이다. 즉 지시대상이 사라지고 기호 기호체계 안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시뮬라크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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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에 불과한 성화상이 신성을 재현하게 되면 신성의 힘과 생명이 이미지 속에서 정지되거나, 혹은 내재되어 있더라도 정지적인 무력한 상태로 감속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신성의 이미지로의 재현은 윈래 신성이 거기 없음만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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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상 파괴주의자들의 형이상학적 갈망은, 이미지가 아무것도 숨기고 있지 않으며, 이미지가 요컨대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으로부터 온다. 즉 이미지가 요컨대 모델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자기 고유의 미혹으로부터 영구히 빛을 발하는 완벽한 시뮬라크르였다는 사실로부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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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에서 신의 그림자만을 보았고 정교한 선으로 그려진 이미지로서의 신을 공경하는 것으로 만족하던 성상 숭배자들과는 반대로, 이미지를 경멸하고 부정한다고 비난받은 성상파괴주의자들은 이미지에다가 그 정확한 가치를 부여한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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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한편으로는 성상 숭배자들이야말로 가장 근대적이고 가장 모험적인 정신의 소유자들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신이 이미지의 거울 속에서 투명해진다는 생각의 배후에는, 이미 신 재연의 현현(顯現) 속에 내포되어 있는 신의 죽음과 사라짐이 도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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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아마 신의 재현이 더 이상 아무것도 제현하지 않음을, 재현이란 순수한 도박임을,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커다란 도박임을 알고 있었다. 또한 이미지가 그 뒤에 아무것도 숨기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미지를 벗긴다는 것이 위험한 행위임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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