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조형.2

금속.조형.2

2001/03/14(11:48) from 210.123.35.232
작성자 : 권효이 (khyo-i@hanmail.net)	조회수 : 637 , 줄수 : 35

오늘은 무슨날!!!

이번엔, 또 무슨 날이야?

2월 14일이 발렌타인 데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전설의 순교자 성 발렌티누스가 순교한 날이자 겨울잠에서 깨어난 새의 암수가 서로 짝짓기를 하는 날로 연인들의 축제를 기념하게 되어있다.

유럽에서는 연인들이 붉은 장미나 세인트폴리아 같은 꽃을 사랑의 표시로 주고 받는 전통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초콜렛을 선물하며 고백하는 날이기도 하다.

3월 14일은 발렌타인 데이에 대한 대응으로 만들어진 화이트 데이다. 이번에는 반대로 남성이 사탕과 꽃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다.

연인들을 위한 축제로서 발렌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는 많이 알려졌으며 그 만큼 그 시즌이 되면 온 시내가 활기로 가득 찬다. 하지만 화이트 데이가 발렌타인 데이에 대응하여 생겨난 것처럼, 그 뒤를 이어 매달 14일은 "~데이"라고 한다.

4월 14일은 연인이 없는 사람이 자장면을 먹는 블랙데이, 5월 14일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를 선물하는 로즈데이란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어디서 들어보았지만, 그 외의 6월, 7월부터 12월까지도 매달마다 "~데이"라고 한다.

이렇게 날이 많아서야 연인들도 챙기기 힘들고 연인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옆에서 보기에 화가 날 지경이다. 발렌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 때까지는 그래도 꿋꿋이 버텨왔지만 로즈데이다, 키스데이다 하니 염장도 그런 염장이 없다.

도대체 이게 다 무엇인가 하여 생각을 해 보았다.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가 연인의 축제로 시작되면서, 그에 대한 대응으로 3월 14일 화이트 데이가 생겨났다. 화이트 데이는 다분히 상업적인 이유로 억지스레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상술과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발렌타인 데이와 같이 연인들의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이 그만한 장삿속에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정도로 어리숙하던가? 그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상술인지 뻔히 알면서도 넘어가는 것이다.그만큼 연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고백의 시간을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성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점점 대담해지면서 그만큼 공개적이고 당당한 표현의 시간을 기다려온 것이다.

또한 발렌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 등 그 수 많은 데이가 특히 우리나라에서 생겨나는 것은, 선물을 주고 받는 문화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지만 정이 담겨 있는 선물을 생활 속에서 주고 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날도 아닌데, 선물을 준다는 것이 부끄럽고 어색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데이"를 붙여 조금은 떳떳하고 당연하게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수 많은 날이 없이도 작고 정성스런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자칫 잘못하면(실제로 이러한 잘못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허례허식의 과소비나 의미없는 겉치장에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선물을 주고 받기 위한 변명으로 만들어진 약간은 억지르스러운 그 "~데이"들을 보면서 귀엽고 깜찍한 발상에 미소짖게 된다.

연인끼리는 특별하지 않은 날이 하루라도 있겠는가? 그냥 서로에게 작은 선물을 주기 위해 붙여진 날이라며 웃고 넘어갈 만한 것 같다.

매달 14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