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12/26(12:27) from Anonymous Host | |
| 작성자 : ㅠ한짐 (yhanjim@chollian.net) | 조회수 : 4773 , 줄수 : 46 |
| Re: 화장실에 다른 이름을 붙여보자... |
|---|
|
...님에게 그것도 맞는 말입니다. 저는 와글와글한 우리 집에서 평안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뒷간입니다. 숨도 편안하게 내쉬고 멍청하게 뒷간 벽을 바라봅니다. 혹시 제 똥편지를 받아 보셨는지요? 최근에 속이 좀 안좋아서 보냈습니다. 하수구를 통해서 언젠가는 ...님에게 도착하겠죠? ...님도 제게 자주 보내 주십시오. 저는 변비라서 가끔 보내겠습니다. 아주 조금이지만 제 편지는 어디로든 갈 것입니다. ...님에게도 이 편지 처럼. 좋은 말씀 감사. ... wrote: > 2002년.. > > 서울.. > > 이 도시에서 > 더 이상 뒷간은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다. > 말초적 자극에 굶주린 수천개의 눈이 번뜩이는 공간이며 > 수만 수십만의 반생명이 물살에 휩쓸려 나가는 곳. > 사람들은 그 곳에 모여 흘려보내야 할 것과 > 흘려보내고 싶은 것들을 털어놓고 가고 > 때로는 그런 일들이 아주 비밀스럽게 일어나곤 한다. > > 가장 은밀해보이면서도 가장 분주한 곳이기도 한 그곳은 > 이 복잡다단한 사회에서 겉으로는 잘 드러나보이지 않을지라도 > 수많은 일이 일어나는 아주 중요한 사회적 활동 장소이자 > 개인적인 장소이다. > > ㅠ한짐 wrote: > > 뒷간이 재미있는 것은, > > 2002년 오직 혼자 있을 수 있는 곳이다. > > > > 똥받이, 세수대, 씻물받이... 물건에 마음쓰지 말고, > > 거기서 '어떻게 하였으면 한다' 부터 생각해 보라.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