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조소 환경조각

1998/11/12(21:21) from 203.249.67.73
작성자 : 이 연 숙	조회수 : 1540 , 줄수 : 65

Hall and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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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l and Hole에 대한 나의 느낌                           벤치에 앉아 무얼 만들까 하며 교정을 둘러보았다. 새삼스레 여기저기 흩어져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느끼고 그들 속에 있는 나를 보았다. 문득 어린 시절 날 보았다. 그때도 지금처럼 혼자서 무언가를 찾아야 했었다. 늘 혼자 놀면서 세상의 신기함을 하나하나 구경했다. 어느 날 집 앞 큰길 하수도 공사로 우리 집 대문 앞에 커다란 수도관이 놓여있었다. 그것은 너무도 커서 무서웠다. 컴컴 한 구멍 저 끝에 무언가 보인다. 사람이 지나간다. 택시도 지나간다.............................. 난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내가 느낀 수도관 이미지를 하나의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해온 작업의 처음처럼 1 : 1 : 1이라는 공간 속 에 넣어 보았다. <내가 관찰한 결과 우리 주변의 원기둥 형태의 사물 중에서 지 름과 길이가 1:1의 비율을 가진 것은 없었다.> 커다란 뼈대가 만들어졌고 재료 선택을 해본다. 견고성과 팽팽한 느낌이 좋아 철을 택했다. 그러나 거의 주문제작이 될 것 같아서 싫었다. 내손으로 만들고 싶었다. 나의 섬세함을 조금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나무를 택하고 나무 하나하나를 갈고 자르고 색을 입혔다. 또 나사와 와 샤에도 색을 입혔다. 또 Hole에도 색을 입혔다. ....................................................................... 난 이번 작업을 통해 내가 하고픈 것을 다 해보았다. 시장조사에서부터 기초작 업인 용접, 나무 손질 그리고 나무 붙이기.... 또 내가 좋아하는 빨강 색을 입 히고..... 난 사람들을 내 작품에 끌어들이고 싶었다. 역시 사람들은 굴려보려고 밀어도 보고 Hole내부를 들어가기도 한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있는 반 면, 그저 Hole로 보이는 풍경을 잠시 보고 스쳐 지나기도 한다. 가장 즐거웠던 것은 내 작품 앞에 서있는 가족의 사진을 찍어준 일이다. 참 많은 사람들이 내 작품 앞에서 추억을 만드는 것이 너무도 행복하다. 4년 동안 나의 작업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고 앞으로의 작업에 힘이 되어준 작 품이다. 동그란 지구 위에 내 작품은 하나의 긴 축을 통해 와우관 앞마당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