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조소 환경조각

1998/12/15(04:05) from 203.249.67.154
작성자 : 전경희	조회수 : 1835 , 줄수 : 16

작품설명입니다...

나의 작업의 가장 주된 테마는 신과 인간이다. 신과 인간의 관계-도저히 느껴질 수 없을 것같이  먼 차원의 세계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피부에 직접 맞닿을 것같이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 참으로 신기한  관계이다. 인간은 허무하고 아름다운,<죽음에 가까운 존재>... 인간이라 총칭하는 생물체중 극히 평범한 하나의 존재인 나의 이성과 지성과 영성이 상대적이고 유한하며 보잘것없는 존재였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것은 싫었고, 고통스러운 일이였다. 그러나 신은 다시 생각나지 않는 신기한 방법으로 나의 안경을 벗겨버렸고,그러고 싶지 않았던 맨눈으로 완전히 달라져버린 모든 것을 보야야 했다. 나의 고정관념은 깨어졌다 .나는 생각하기를 쉬어가는 것이 아니라 더 머리터지게 생각해야 했고,나의 존재는 <나는 너무나 중요하다>고 외치고 있었다. 지금도 어쩌다 한 번씩 생각나는 <허무하고 안락한>예전 살던 털고치로 침잠해버리고 싶었고 결국 그러해버리리란 나의 어렴풋한 예감은 여지없이 부서져버렸다. 애써 외면해버리고 싶었고, 그래서 둔감해지게 방치한 나의 <생명을 향한 레이더>는 염산에 다시 씻은 것처럼 예민해졌다. 나는 지금 바다를 둥둥 떠다니는 물체처럼 느껴진다. 드물게 감기가 걸릴 때 난 가끔 <허무하고 안락한> 예전 살던 좁은 털고치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러나 난 후회않는다.스릴있는.살아 펄떡펄떡 숨쉬는 인생이 저만치서 나와 걸어가려고 기다리고 있다. <죽음을 잠시 잊게 해 주는 행위>에 나는 더이상 빠져들지 않기로 결정한다. 아직도 약간 흔들흔들하는 손을 신에게 아주 느리게 나는 내민다. 신은 저만치서 여태껏 나를 아주 끈덕지게 끈덕지게 끈덕지게 끈덕지게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