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환자는 반대로 극도의 흥분상태에 빠져 소용돌이치는 형상과 지그재그의 선을 곧잘 사용하며, 유별난 육체적 에너지를 쓴다. 윤곽선은 굵고, 색채는 화려하고, 대비도 강렬하다. 그러나 조병의 흥분상태는 가면이며, 울상태의 패배감이라든가 욕구불만을 감추기 위한 것이다. 즉 그 쾌활성은 내부를 감추기 위함이며, 벗겨내고 보면 그 아래에는 굉장한 죄악감과 분노가 드러난다. 울병이든 조병이든 그림을 그리는 등의 예술적 행위가 치료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확실한 모양이다. 이와 같은 행위에는 의사가 바로 눈앞에 있 어서 불안해 진다던가, 면접을 받아 언어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따위의 번잡하고 성가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단 혼자서 자기의 감정상태를 마치 자기 바깥에 있는 사물인 것처럼 그림을 그려 표현함으로써 구원을 발견한다.
위의 그림은 분노의 감정상태에 있는 젊은 여자환자가 그린 그림이다. 그녀가 의사에게 이야기한 바에 의하면, 머리에서 나와있는 붉은 그물은 불꽃이라고 한다. 또 꽉 쥔 주먹과 달려들어 물듯한 이빨은 자기자신과 발작에 대한 증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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