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호는 죽음 직전까지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림은 광기 그 자체에 빠져버리는 데서 그를 구하고 있었다. "작업은 나의 정신을 미치게 만들고있으나 나에게 광기가 얼마쯤은 필요한 것이다." 라고 편지에서 쓰고 있다. 실제로 그의 예술이 지니는 힘은 예술적인 자기를 지배하는 힘과, 그 아래를 지나가는 혼란된 감각 사이의 긴장 가운데에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의 최후의 작품들에서는 정신병과 예술적 천재성이 융합되고 있다. 고호의 독특한 스타일은 정신병적인 예술의 특징을 분명한 모습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누구나가 파악할 수 있는 감동을 주고 있다. 정신병에 걸린 화가중에서 이와 같은 재능을 나타낸 사람은 드물다. 예컨대 스폐인의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는 병적인 시기가 되면 방 벽에 마녀, 흡혈귀, 유령 등을 마구 그려대며 "이성이 잠들면 괴물들을 낳는다" 라고 썼다. 그러나 고호는 이성의 잠보다는 죽음을 선택하여 그 유명한 "까마귀가 있는 밀밭" 그림을 그린 후 피스톨로 자살했다. 그 그림에서 "생명의 길"이 돌연 밀밭 한가운데서 끝날 때 불길한 까마귀들이 너울너울 기분 나쁘게 날아오르고 있다.
위의 그림은 고호의 <종달새가 있는 옥수수밭>이다.
이 봄날의 옥수수밭 그림은 고호의 평온기에 그려졌는데, 자연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나타내고 있다.
푸른 옥수수밭을 나는 한 마리의 종달새는 생명의 부활을 상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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