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대학원_논문지도

1998/04/09(06:12) from gumnuri.kookmin.ac.kr
작성자 : 박선영	조회수 : 1958 , 줄수 : 355

거꾸로 된 자제과 스승 -II

제목 : 거꾸로 된 자제과 스승 - II .                               국 문 요 약  미술의 가치는 상상력이 창조해내는 구체적인 생명력이라 했다.  초현실주 의는 정신이 이해할 수 있는 현실  밖의 우연, 착각, 환상, 꿈과  같은 극대 화된 현실세계를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질서정연하고 제한적인  문화 양식에 대항하고자 했다.  초현실주의자들은 비이성적이고 무의식적인  욕망 과 그것이 기묘한 형태로 표출된  것 사이의 유사성을 탐구한다.  여기서 외 부로 표출된 것은 외부세계가 그 자체로 변형가능 하다는 것, 다시 말해 그 속에 또 다른 현실,  즉 브르통이 말한  초현실이 숨어 있을  가능성에 대한 탐구이다. 그들에게 예술은 `생의 신비,  비밀, 놀라움에 대한 의식을  창조 하기 위한 수단이었으며, 초현실을  깨어있는 꿈이라 생각했다.  현실공간의 단편은 그것이 창조된 것이기 때문에  꿈꾸는 자의 욕망에 의해  변화되면서 도, 한편으로는 그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순전히 우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어떤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같이 공유의  세계가 분열되는  경우를 꿈의 경험과 같다고 했다. 초현실주의 오브제는 꿈과 욕망, 무의식과  현실세계의 마술적 관계를 인식하는데, 사물의  현실적 모습에서 개인의 심리적  경험을 표출하는 상징매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초현실주의  오 브제는 예술을 평면형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초적 원리를 제공해  예술 영역을 보다 더 확장 시켰으며, 오브제의 가치를 예술적 차원까지  끌어올려 일상적인 모든 대상이  작품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물적  관념을 성립시켰 다. 오브제의 조형적 인식은 공예를 전통적인 미적 형식에서 벗어나  형식이 나 기술에 얽매이지 않는  표현의 자율성을 주었으며, 현대미술에서  새로운 의식과 표현방법으로 재창조 될 것이다. I. 서론  초현실주의(Surr alisme)는 인간의 이성에 반기를 들고 꿈과 무의식을  통 해 정신적 해방을 추구했던  예술사조이다.  다다(Dada)의 공박논리를 기초 로 하여 발생한 초현실주의에서는  오브제(objet)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 고 무한성과 신비성을  강조하면서 사물의  영적 이미지화를 위해  노력하였 다.  현대미술에 있어 오브제의 범위는  날로 광범위해지고 조형의식의  개혁과 함께 다양한 변모를  거듭하고 있다. 오브제의  새로운 조형적  인식 개념은 현대 공예가들에게 전통적으로 지속되어오던  공예의 미적 형식에서  벗어나 예술의 본질은 표현임을 인식하면서 표현을  위한 재료 역시 창조라는  궁극 적 목적을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 피들러는 예술이란 재료를 수단으로  하여 창조하는 의지라고 하는  리글 의 사상을 발전시키고 있다. 즉  예술가는 자기의 재료를 고려하며,  재현에 대한 기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표현에  대한 형체상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 이다."   - 허버트 리드, 현대 미술의 원리, p.24. - 라고 했다. 이에 논자는 초현실주의자들이 활용한 오브제를 분석하여  재료 와 조형성에 더  다양한 표현방법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공예가  지닌 순수 조형적 표현과 그 효과에 관해 연구하고자 한다. II.  초현실주의 오브제  초현실주의 오브제는 다다의 레디  메이드(ready-made)에 기초를 두고  출 발했다. 그러나 보는 이로 하여금  잠재된 무의식을 일깨울 수  있도록 특정 한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 하겠다.  `초현실주의적인(Surr aliste)'이라는 어휘는  1917년 시인  아폴리네르의 희곡  [티레지아(Tir sias)의  유방]   서문에서 처음   사용되면서,  브르통 (Andre Breton)은 그 용어가 가지고  있는 자극적 의미에 관심을  갖게 되었 다.프로이트(Sigmund Freud)의 정신  분석학을 바탕으로 무의식이  의식과는 전적으로 다른 에너지에  의해 작용한다는 점을  확신하고, 무의식은   가장 극단적인 욕망에 의해 현실을 재구성하려 한다는  새로운 미학적 태도의 기 반을 감지하게 되었다.  초현실주의는 1919년에  시작되어 1924년  브르통이 최초의 <초현실주의 선언>을 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연 상작용을 통해 이 세상  모든 것에 새로운  의미를 줄 수  있다고 믿었으며, 상상력 하나만으로 타락한 예술과 부패된 사회를 인간화 시킬 수 있다고  생 각했다.  1929년 뉴욕에서 <제2차 초현실주의 선언>을 발표하게 되지만 제2차  세계 대전을 계기로 1939년부터  점차 소멸되기  시작해 1942년 뉴욕에서  <제3차 초현실주의 선언 서문>을 발표한 뒤 끝을 내리고 만다.  초현실주의의 특징 은 지나간 19세기를  통하여 점차적으로  이루어진 상상력을 해방을  명확한 방법에 의하여 철저하게 구축시켰다는데 있다. 이것은 프로이드의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을 탐구해 창조성의 원천으로  확대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에  따라 꿈이란  것을 초현실주의에서는  일종의 자연스러운 고정관념의 해소를 위한 길이라고 보았다.  초현실주의의 꿈의 세계는 실제세계를  벗어남과 동시에 고정관념에서  이 탈되고 완전한 미지의  세계를 갖게 되는데,  이 미지의 세계는  우연, 놀라 움, 기이한 것, 모든 가능성,  자동적 현상 등이 충만된  곳으로 흡수되어진 다.  따라서 초현실주의를 순수한 반항이나 자유 및 해방의 경험으로 볼 수  있 기 때문에 갖가지 형의 예술적 표현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앙드레  브르통 은 외부세계와 내부세계, 또는 현실과 꿈이라고 표현하면서 의식과  무의식, 육체와 정신, 깨어있는 세계(현실)와 잠의 세계(꿈), 가시적인  현실(사물의 일상성)과 숨겨진 현실(비일상성), 사물과  인간 등 상반되는 세계를  '통합 된 세계'로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이런 모순되는 두 현실은 유아나 원시인 의 정신상태에서는 구별하지 않고  동일시하는데 이런 상태를  초현실주의자 들이 구현하고자 한 것이다.  이런 '전체'에 대한 신비성의 원리는 [총체적 인간 복귀의 원리]로 적용시켜 자동기술(automatisme), 오브제,  신비주의의 모든 사고 방식을 이용해 인간의 잃어버린 능력을 회복하고자 하였으며,  모 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인간의  의식만이 아니라, 또 다른  무의식이 존재한 다고 믿었던 것이다.  1.  조형논리  모든 사물 안에 초자연적인 힘이 있다고 생각한 초현실주의자들은  일상적 형태로서의 의미를 벗어나 인간주체에 대응하고 대립되는 객체로서  가시적, 정신적 공간에 있는 모든 대상을 작품의 소재로 생각했다.    접근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며,  모순, 대립되는 것의 '결합'을  기본 이념으로 삼고, 오브제의 가능성  확대를 위해 '무의식'개발을 중요하게  생 각했다. 무의식을 밝힌다는 것은 잠재성을 일깨운다는 것이며, 사물의  형식 적인 모습에서 개인의  심리적 경험을  표출해 냄으로써 상징적인  오브제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것은 다다이즘(Dadaisme)의 부정이나 파괴에 그치지  않 고 이성이나 합리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의 오브제는 기술적 단련보다 상상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것 은 공들여서 세공하거나 성형된 생산품이라기 보다는 욕망을 투사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유추적 사고의 표현으로  동일한 상징이라 할지라도 관람자가 자신의 연상작용을 투사하여 얻게 되는  확장된 경험을 수용할 수 있게 했다.  작품이 보여주는 은유적 결합의  상태는 관람 자의 무의식적 심상을 끌어내고,  관람자에게 이전에는 몰랐던 내면의  환상 적 이야기를 의식하게 하는데,  작품을 바라보면서 보내는 시간은  환상만이 가진 특유한 시간적 조건에 의해  형성된다. 두 개의 분리된  사고들을 결합 하는 은유의 방법은 명백히 극적인  것이며, 따라서 시간적인 것이다.  브르 통과 다른 초현실주의자들이 즐겨  인용했던 "해부대 위의 우산과  재봉틀의 우연한 만남과  같이 아름다운"  이라는 로트레아몽(Lautreamont)의  귀절은 바로 이와 같은 시간성을 말한 것이다. 이처럼 은유의 방법에는 시간의  "우 발성"이라는 측면이 내재되어 있다. 예를  들어 만 레이(Man Ray)가  제작한 <선물,1921>(그림.1)에서 다리미의 반들반들한  밑면에 뾰족한 못을  일렬로 돌출 시켜 부착함으로써 폭력과  고통의 감각을 극적으로 은유하고  있으며, 메레 오펜 하임(Meret  Oppenheim)은 <모피로 덮인  찻잔,1936>(그림.2)에서 오럴 에로티시즘(oral eroticism)을 암시하고 있다. 이처럼 두 개의  이질적 인 실체들을 결합시키게  되면 작품은 환상의  시간 속에  둘러싸이게 된다. 또한 달리 (Salvador  Dali)의 <서랍이  있는 밀로의  비너스,1936>(그림.3) 마르셀   쟝   (Marcel  Jean)의   <천궁도,1937>(그림.4)   마그리트   (Rene Magritte)의 <여인,1959>(그림.5)등은 마치 그들의  신체 위에 입혀지는  보 호막처럼 은유적 의미가 작품의 표면상에서 만들어진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고정된 구조적 핵심이 없이 속이 텅 빈 입체라는 느낌을 강화시킨다. 이 작 품들은 인체 형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의  내부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핵심의 개념이  이중적으로 변형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초현실주의 작품들은 대부분 외설적이고  가 학적인  성격을   띠는데  만  레이의   <선물>(그림.1)  쟈코메티  (Albreto Giacometti)의 <목이 잘린 여인,1932>(그림.6)과 <붙잡힌  손,1932>(그림.7) 한스 벨머 (Hans Bellmer)의 <인형>(그림.8)에 이르기까지 반복적으로  나타 난다. <붙잡힌 손>(그림.7)에서는 관객이 돌릴 수 있는 기계의 기어들  안에 손가락이 말려들고 있으며, 벨머의 <인형>(그림.8) 연작에서는 해부학적  형 태가 노골적이거나 암시적인 형태로  변형되어 있다. 이 오브제들은  심리학 적인 의미를 강하게 띄고  있는데, 구축주의자들의 분석적 오브제가  유도하 는 합리적인 사고에 역행하는 심리상의 과정을 상징한다. 이 심리적  과정이 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들이 균등화되면서 일루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의미한다.  특히 죠셉 코넬  (Joseph Cornell)의  <메디치 슬롯 머신,1942>(그림.9)은 인간의 기억과정과 유사한 상황을 연출해 내는데,  인 간의 기억에서는 그 구체화 되는  정도가 서로 다른 경험들이,  균등한 중요 성과 표현적인 힘을 얻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코넬은 초현실적인  시간성을 매체로 선택하여 심리적  과정의 구조를 실제  공간에 투사 시켰다고  볼 수 있다.      "초현실주의 작품은 또  다른 지각 체계에  관한 것이다  그것은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붕괴시키는 마술적 경험의 섬을 만들면서, 실제 공간의 짜임  속 으로 밀어 넣어진 낯선 실체이다.  그것은 또한 극장 안에서  마주친 나체의 몽유병자가 브르통에게 일깨워준 것과  같은 특이한 주관성의 영역이다.  그 리고 그것의 시간은, 주어진 근원에  근거한 논리적 추론의 시간과는  달리, 예측하지 못한 경험이 느리게  전개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초현실주의  작품 은 실제 시간을 외부로 투사한 것이며, 그 시간을 물질적인 세계의 문맥 위 에 부여한 것이다."   - Rosalind E.Krauss, 현대 조각의 흐름, p.174.- 초현실은 깨어있는 꿈이라 할 수  있다. 현실공간의 단편은 그것이  창조된 것이기 때문에 꿈꾸는 자의 욕망에 의해 변화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자신 의 의지와 무관하게, 순전히 우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어떤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 같이 공유의 세계가 분열되는 경우를 꿈의 경험과 같다고  하겠다.   초현실주의 오브제는 이런 꿈의 경험을  표출하기 위해 어떤 사물이라도  현 실의 관념에서 벗어나게 되면 신비의  환영 속으로 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밝혔으며, 입체주의(cubisme)에서  시작한 콜라지(collage)는  초현실주의에 들어와 그 개념이 조형적인 오브제의 개념으로 전환 된 것을 알 수 있다.  2.  분류  오브제의 분류는 무의식적 성향에 기반을  두고 우연히 만나 새롭게  위치 설정을 하는 발견된  오브제와 강력한 내적욕구에  의해, 개인의  꿈과 환각 등을 유형화한 제작된 오브제로 나눌 수 있다.  "우연한 발견에 관한 것이건, 구성에 관한 건이건 간에 중요한 점은  오브 제가 결국은 주관의 중간에 위치하는  일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외적  세 계의 어떤 사물이 감수성에 의하여 파악되고 의미가 부여되며, 또  한편으로 는 주관성이 현실과 합체된다.  발견된 오브제는 상징기능을 갖게 되며, 제 작된 오브제는 제작자의 상징성을  겉으로 나타낸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의 미 전달이 모든 관람자에게 불가사의적인 것이 된다." - 정귀영, 초현실주의 시비학, p.88. -  예술작품의 창조는 예술가의  동기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우연 그 자체보 다는 어떤 우연을 선택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1)  발견된 오브제      a.  자연의 오브제 : 자연적 물체를 가공이나 변형을 거치지 않고 그 대로 사용한다.  즉, 우연히 만난  물체 그 자체에서 계시성을 추구하고  욕 망의 개발을 탐구한다.      b.  레디 메이드 : 자연의 오브제가 주로 자연물의 선택이라면, 레디 메이드는 주로 공업품에서  그 자료를 선택한다.   이것은 산업문명에  대한 해학성인 동시에 물질의  정신적 전위다. 즉  가장 물질적인  사물을 정신의 사물로 만드는 기술인 것이다 또한 예술을 흔해빠진 일상용품으로  격하시키 는 동시에 일상용품을 예술적  오브제로 승격시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전자는 예술의 해체며, 후자는 물체의 마술성이다.      c.  재해의 오브제 : 화재와 같은 재해지에서 습득된 오브제로서, 재 해에 의하여 변모된 물체가 예상치  못한 경의성을 전달한다.  이것은  일상 적 효용성과 의미가 완전히 상실되었을 때의 특수한 상황이다.  "의외의 발견물은 개인을 무기력한  정감적 소심증에서 해방시켜,  의기를 북돋아 도저히 뛰어넘을 것 같지  않던 장애물을 뛰어넘게 해  준다. 그러면 그것 또한 꿈의 역할을 그대로  해내는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의지의 발견 물은 [촉매적 기능]을  훌륭히 수행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개인의  억압된 욕망을 실현시켜 욕구불만이 그에게 알게 모르게 가져다주던 불안에서  그를 해방시켜 주기 때문이다." - 이본느 뒤플레시스, 초현실주의,  p.135. -  물체는 그 존재와  상호관계에서 일종의  정신적 움직임을 구성하고  있는 데, 현실에서는 실용성의  도구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  초현실주의자들은 물체와 인간정신을 되살려  새로운 정신  문화권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2)  해석된 오브제  이것은 [제작된 오브제]라고도 한다.  생활 주변의 오브제에 약간의 해석 과 가공을 하거나, 또는 위치를  바꾸어 놓아 [창조-파괴]의 형태로  변형시 키고, 이미지와 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경이의 예술로서 실용 성의 개념과 이성적인 규정에 불신감을  던지며 상상과 환각에 구체적인  존 재성을 부여하게 된다.      a.  꿈의 오브제(몽상적 오브제) :  꿈 활동의 객관화로서 꿈에  나타 난 이미지의 작품화다.    "브르통에 의하면 이  오브제는 몽상  고유의 '과장시키고 극화시킬  필요 성'에 해당되는 것으로서 소박하고  친숙한 오브제이나 욕구의 변덕에  의해 화려한 외형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 S.알렉산드리안, 초현실주의, p.157. -  이러한 수법으로 제작된 가장  대표적인 오브제는 메레 오펜하임의  <모피 로 덮인 찻잔,1936>(그림.2)이다.  도밍게스(Oscar Dominguez)에 의해  붉은 공단으로 장식된 <손수레.1937>와  쿠르트 젤리히만(Kurt Seligmann)의  <날 개 달린 스프접시>도 이에 해당된다.      b.  환영의 오브제 :  존재하지 않지만 그  존재가 느껴지는 것  같으 며, 그 부재성이  허전함을 느끼게 한다.   '닫혀진 침묵'을 근거로  한쪽을 속눈썹과 손잡이로 하여 잡을  수 있게 고안한 브르통의  작품<통저기.1932> 와 쟈코메티의 <보이지 않는  오브제.1934~1935>(그림.10)가 있다. 이  작품 은 한 여자가  허공으로 손을 내밀어  불가시의 물체를 움켜잡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예로는 만  레이의 <파괴된  오브제,1932>(그 림.11)을 들 수 있는데, 그는 이 작품을 불질러 버리면서 그 과정을 사진으 로 남겨 놓았다.       c.  침묵의 모빌 오브제 :  쟈코메티는 `소리 없이 움직이는  오브제 '인 <흔적들의 시간,1930>(그림.12)을 만들면서 `침묵의 모빌 오브제'를  착 상했다. 이 작품은  공의 진자 운동으로  공의 패인부분과  초승달의 관계가 서로 애무하는 듯이 보이나 공이  매달린 줄이 약간 짧기 때문에  서로 닿을 수가 없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초조감이나 실망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  오 브제는 동작의 필요성이 분명하게 지각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고  있 는 것이다.       d.  상징적 기능의 오브제 :  이 장르는 쟈코메티의 영향을 받아  달 리가 창안했다.  달리는 이것을 객관적 왜곡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억압당한 욕구의 표시, 또는 리비도의 보상심리적 만족이라고 했다.  이 오브제의 특 징은 일상적 효용성이  최소한으로 말살되고  환상과 무의식 행위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변형으로, 쟈코메티의  <기분 나쁜 오브제,1931>(그림.13)가  있 다. 이 작품은 끝부분에 작은 뿔들이 돌출 되어 있는 남근형상의 나무 조각 으로서, 누구나 무심코 집어 들  수 있는 가재도구처럼 테이블  위에 놓아두 게 되어 있다. 이 작품에서 느끼게 되는 것은 평범한 물체가 이상하게 변형 되어 묘사되었을 때의 불쾌감 같은 것이다.      e.  파괴의 오브제(도착성의 오브제) : 브르통은 이 도착성이 현대의 오브제 위기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상용품에 괴상한 형태를  부여하 거나, 그 재료를 변질시켜 불가사의적이고 환상적인 양상을 나타낸다.  만 레이의 <선물>, 쿠르트 젤리히만의 <초가구,1938>(그림.14) 그리고  도 밍게스의 <결코,1938>(그림.15)라는 작품이 있다.      f.  포엠 오브제 : 문자와  오브제의 혼합체로서 브르통이 시창한  것 이다.  동질의 전체성을 형성하도록 시적 선언문과 여러 오브제를 혼합시키 는 일종의 릴리프(relief)이다.(그림.16)  위에 열거한 여러 오브제 외에도  많은 오브제의 장르가 있으나,  결국 또 다른 변형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생략했다.  다다의 오브제가 파괴의 개념이었다면, 초현실주의 오브제는 잃어버린  감 성의 재발견이며, 꿈의 회복을 위한 유추적 사고의 뉘앙스를 고양시켰다  하 겠다.  3.  의의  초현실주의 오브제는  예술개념을 평면형식에서  행위나 물적  대상으로의 환원을 위한 원리를 제공하였다.  회화나  조각과의 예술적 영역을 확장  시 켰으며 사물의 실체를 통해 미적 표현의 가능성을 실현하게 해주었다.  "오브제는 사물이라는 재료, 제작상의  모든 의미를 띄고  미술활동에서는 물감이라는 재료에 대한 가차없는 비평  아래 종래의 재료의 한계성을  없애 버렸다." - 임영방, 현대미술의 이해, p.139. -  라는 말처럼  오브제는 기존의  재료라는 한정된  범위를  깨뜨리게 된다.    초현실주의 오브제의 발견이나 제작은  무의식적 욕망을 구체화하거나  신비 감을 주기 위해 선택된 것이었으며,  예술과 물질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완벽한 상상력이 단지 색채와 형태뿐만 아니라 소재의 기본적 효력에  대 해서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증거는  많이 있다.  소재 속에는  생명의 싹과 예술작품의 싹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 - 가스통 바슐라르, 꿈꿀 권리, p.90. -  초현실주의 오브제는  순간순간의 선택과  상상력으로 무의식을  조정하는 의식이라는 점에서 필연과 우연사이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만들었다.  또 한 이미지 위주의 표현 방법에서  오브제 위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일상적인 모든 대상이 작품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물적 관념의  변화와 사 물에 대한 획일적인 관점에서 벗어나게 했으며, 오브제를  예술의 차원까지 끌어 올렸다는데 의의가 있다. III. 작품 해설 IV. 결론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예술가는 그가 속해있는 시대의 대변자라고 했다.  의 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간에 작가는 자기가 속해있는 사회와 자연관이나  가 치관을 서로 주고받게 된다.  초현실주의자들은 전쟁에 의한 황폐화와  절망 감을 꿈으로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잠재된 무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은 무의식적 연상작용을 이용한 자동기술이나 오브제를  이용 해 정신의 해방을 추구했으며, 오브제는 정신과 사물의 일체를 위한  이론과 실천의 이상적인 합류점이  되었다. 초현실주의  오브제는 의식적인  조작에 의해서가 아니라 무한하고  신비한 환각을  정착시키기 위한  방법이었으며, 새로운 현실의 대상으로 재인식되었다.  그들에게 오브제는 예술을 위한  또 하나의 현실이며, 꿈의 흔적으로 존재했다. 오브제의 탐색은 일종의  기괴성 의 탐색이며, 이러한  정신의 중요성은 탐색의  대상, 또는 유혹  및 마술적 행동에 부여해야하는 가치를 보여준다.  " 초현실주의는 특별히 무의식의 예술은  아니다. ― 그렇게 생각하는  것 은 그 목적을  너무 아카데믹하게 생각하는  것이 될  것이다. 초현실주의는 어떤 유의  제약도 없는 예술이다. 그 밑바닥에 있는 이념은 브르통이 ' 자 기 자신 속으로의 현기증 나는 강하  ' 라고 부르는 것에 의해  심적 인격에 대한 일체의 힘을 회복하는 것이다 "   - 허버트 리드 . 현대미술의 원리, p.93. 자기중심적 태도, 즉 자신의 내부세계에  시각이 집중되어 있는 상태가  모 든 초현실주의자들의 본질적 태도였다. 비이성적이고 무의식적인 욕망과  그 것이 기묘한 형태로 외적으로 표출된 것 사이의 유사성을 탐구하며 또  다른 현실인 초현실에 대한 가능성의 탐구이다. 초현실주의의 오브제는  정상적인 것의  권태로움과 비정상적인  것의 흥미로움을, 또한  중요하지 않은  것에 중요성을 부여함으로서 그것을 강조하는 일,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나  혹 은 전혀 새로운 것을  가져다줌으로써 인간의 위치를 변형시킨다.  현대미술 가는  그가 꿰뚫어본 인간의 본질 및 생명과 현실세계에 깃들어있는 영혼을 표현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기법이 아닌 영감이라 했듯이 오브제에  대한 인식은 재료의 다양화와  함께 공예의 순수  조형적 표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