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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조형대학_현대미술의이해

1998/06/15(01:22) from kisco.or.kr
작성자 : 김경정 (kkjhoon@kisco.or.kr)	조회수 : 957 , 줄수 : 156

대답: 율곡 이이의 "천도책" 물음~~

   대답

하늘 위에 실린 것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으며 그 이치는 지극히 미세하고   그 象은 지극히 나서 이런 것을 알아 말하는 이는 가 히 더불어 天道를 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執事선생께서 至微至顯한 도로써 제목을 내어 물으시고 그 窮格한 도   를 들으려 하시니 하늘과 사람의 도를 다 배우지 아니한 자 가 어찌 능히 더   불어 이를 논할 수 있으리오.

어리석은 저로서는 청컨대 평소에 선각자에 들은 바로써 질문에 만의 하나라   도 밝히고자 합니다.

생각컨대, 만 가지 변화의 근본은 오직 음과 양일 뿐입니다.
이는 기라는 것이 동하면 양이 되고 정하면 음이 되는 것이니 이렇게 일동일 정하는 것이 氣요, 이것을 동하게 하고 정하게 하는 것이 理입니다.

무릇 천지 사이에 형상이 있는 것은 혹 오행의 정기가 모인 것이 있고 혹은   천지의 괴기(乖氣)가 모여서 된 것도 있으며, 혹은 음양이 서로 부딪히는    가운데서 생겨나는 것도 있으며, 혹은 二氣가발산하는 중에 생겨나기도 합 니다. <--- (二氣:음기, 양기)

이 때문에 일월성신이 하늘에서 빛나고 우설상로가땅에 내리며 풍운이 일기   도 하고 뇌전이 일어나기도 하니, 이는 모두 기가 아닌 것이 없습니 다.
그렇게 하늘에서 빛날 수 있고 땅에 내릴 수 있고 풍운이 일어날 수 있고 뇌   전이 일어날 수 있게 한는 것은 理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二氣가 진실로 조화를 이루면 저 하늘에서 빛나는 것들이 반드시 그 度數를   잃지 아니하고 땅에 내리는 것들이 반드시 그때를 맞추어 風雲雷電이 모두   和氣 속에 있게 됩니다.

이것이 곧 理의 常인 것입니다.

이 기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그 운행도 절도를 잃고 그 발산이 때를 잃어   서 풍운뇌전이 모두 괴기에서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理의 變입니다.

그러나 인은 천지의 마음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바르면 천지의 마음도 바르게 되고 사람의 기가 순하면 천지   의 기도 또한 순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理의 常과 變을 그 가히 하나같이 천도에 맡길 것인가요? 저는 이   에 대하 아뢰고자 합니다.

홍몽(鴻蒙:아득하고 멂, 즉 혼돈의 상태)

이 처음으로 판별됨으로써 해와 달이 교대하여 밝으니 곧 해는 태양의 정이   요 달은 태음의 정입니다.<---- 四象:태양, 소음, 태음, 소음
양의 정은 빨리 운행되는 까닭에 하루에 하늘을 한바퀴돌고, 음의 정은 더디   게 운행하는 까닭에 하루에 하늘을 다 돌지 못하는 것이니 양은 빠르고 음은   늦은 것은 氣이며 음을 느리게 하고 양을 빠르게 한느 것은 곧 理입니다.

저는 누가 그렇게 하는 것인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자연히 그렇게 되는 것이   라고 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해는 임금의 상징이요, 달은 신하의 상징입니다. 그 행동에 같은 道로 하고   그 모임에 같은 節道로 합니다.

그러므로 달이 해를 가리면 일식이 되고 해가 달을 가리면 월식이 되는 것입 니다.

저 달이 희미한 것은 오히려 변괴가 되지 않으나 이 해가 희미해진다면 음이   성하고 양이 쇠미한 것이 되어 아래가 위를 넘질러 대신하는 것이요, 신하가   임금을 거역하는 象이 되는 것입니다.

하물며 두 해가 함께 오거나 두 달이 함께 나타나면 이는 비상한 변괴로서    괴기(乖氣)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저는 이것을 일찌기 옛날 일에서 찾아보았는데 재앙과 변괴는 덕을 잘 닦   은 처세에는 나타나지 아니하고 일식과 월식은 모두 말세의 쇠퇴한 정치에서   나오기 때문에 하늘과 사람이 서로 교통하는 것이라 여김을 이로 알 수 있 습니다.

지금 하늘이 푸른 것은 기가 쌓여 이 있는 것이며 본래의 색은 아닙니다.
진실로 星辰의 찬란함을 가히 기록할 수 없으면 천기의 운행은 거의 연구 할   수 없습니다.

저 밝고 반짝이는 것은 각각 그 자리에 묶인 차례가 있는 것이며, 그 어 떤   것도 원기가 운행하는 바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여러 별은 하늘을 따라 운 행하며 스스로는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날(經)이라 하고 5성은 때맞추어 각가 나타나서 하늘을 따라 운행   하지 않기 때문에 씨(緯)라 합니다.

하나는 정해진 차례가 있고 하나는 정해진 궤도가 없습니다.
그 대강을 말한다면 천은 經이 되고 5성은 緯가 되는 것입니다.

별중에 상서로운 것은 언제나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별 중에 변괴스러운 것   도 또한 늘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景星은 반드시 밝은 세상에 나타나며 혜발은 반드시 쇠한 시대에   나타납니다.

우순시대엔 文이 밝아서 경성이 이에 나타났고 춘추시대엔 혼란하여 혜발이   나타났습니다.

우순 시대처럼 다스려진 시대에도 한번만이 아니며 춘추시대처럼 혼란한 때   도 한 번만이 아니니, 어찌 가히 일일이 진술하겠습니까?

만약 만물의 정기가 위로 올라가 별이 되었다고 한다면 제 생각으로는 의혹   스럽습니다. 별이 하늘에 있는 것은 오행의 정이 자연적으로 된 것입니다.

저는 어떤 물건의 정이 어떤 별이 되었다고 구체적으로는 모르나 팔준(주나 라 목왕이 타고 다니던 병마)은 방성(房星-요거이 28수중의
하나랍니다, 팔준마가 하늘에 올라 되었다구하네요. 방위로는 동쪽에 해당하   구요)의 정이 되고 부열(이 사람 은나라 시대 고종을 보필한 명신이랍니다.)   은 열성(여러별)이 되었다 하는 이런 類는 소위 산하대지가 그림자를 벽락 (하늘,太空)에 보낸다는 말과 무엇이 다르리요.

이는 선비가 믿을 바가 못됩니다.

별은 기가 허하여 엉긴 것이며 그 중에 혹은 음기가 응결하지 못하고, 혹 떨   어져 돌이 되고 언덕이 되기도 한다고 저는 소자(이 사람 소옹, 강절선생이   랍니다.理學의 대가)에게 들었을뿐, 물의 정기가 별이 되었다는 것은 듣지   못했습니다.

또 무릇 천지에 가득 차 있는 것은 기가 아닌 것이 없으니 음기가 응취 (凝   聚)되어 밖에 있는 양의 것이 들어가지 못하면 곧 돌아서 바람이 되는 것입   니다. 만물의 기는 비록 간(사람의 간이 아니구요 간방할 때 艮)에서 나와    坤 으로 들어가며, 음기가 모인 것이 정한 곳이 없으면 양도 흩어져 방향을   못 잡는다 했으나, 큰 땅덩어리가 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어찌 한 방향에만   얽매이겠습니까?

동방에서 일어난 것은 長養之風이 되니 이는 동에서 시작되는 것이요,
서방에서 일어나는 것은 肅殺之風이 되니 이는 가히 서쪽에서 시작된다 할   것입니다.

탱자나무에 둥우리를 짓고 빈 구멍에 바람이 불고하는 것은 구멍이 시작이라   할 것입니다.

정자의 말에 "지금 세상의 우뢰는 일어날 자리에서 일어난다"고 했는데 저도   그렇게 여깁니다.

바람이 살랑살랑하는것은 기에 부딪혀서 일어나는 것이지 기가 쉬면 그치는   것이어서, 처음엔 출입이 없는 것입니다.

태평성대에는 음양의 기운이 잘 펴져서 맺히지 않으므로 흩어질 때 반드시    和하고 불어도 나뭇가지를 울리지 않으며 世道가 이미 쇠해졌을 때는 음양의   기가 얽혀서 펴지도 못하므로 흩어질 때에 반드시 격렬해서 나무를 꺾고 집 을 뽑는 것입니다.

소녀같이 고운 바람은 바로 和하게 흩어지는 것이요, 태풍은 격렬하게 흩   어지는 것입니다.

성왕이 한 번 잘못 생각함에 태풍이 벼를 눕혔고 주공이 몇 년동안 교화로    바다에 파도가 잔잔했으니, 바로 그 기가 그렇게 한 것이며 역시 人事로 말 미암아 된 것입니다.

만약 산천의 기가 상승하여 구름이 된다면 휴구(休葵)의 징조가 이로 말미암   아 나타날 것이니 선왕영대를 설치하여 雲物을 살펴 길흉의 징조를 상고했습 니다.

대개 휴구의 일어남은 일을 저지른 날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징   조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구름이 희면 반드시 백성이 흩어짐이 있고 구름이   푸르면 반드시 곡식을 해치는 벌레의 피해가 생기며 구름이 검으면 어찌 수   재의 피해가 아니겠으며, 또한 붉은 구름엔 어찌 전쟁의 징조가 아니겠읍니 까?

누런 구름은 풍년이 들 상서로운 징조이니 이는 곧 기가 먼저 나타내는 것 입니다.

만약 연기도 안개도 아니면서 욱욱(郁郁)하고 분분하며 소산히 아른거리는    아지랑이가 있다면 이는 특히 지극히 和한 기운을 얻은 것으로서 성왕의 서 조(瑞兆)가 되는 것이니, 그야말로 慶雲입니다.

진실로 백성에게 재물을 쌓고 노여움을 푸는 덕이 없다면 이런 구름이 나타 나기 어렵습니다.

그 어찌 水, 土의 가볍고 맑은 기가 한갓 강아지의 옷 없이 사는 은혜에 비 교하겠습니까?

안개는 음기가 아직 새지 못하고 김이 막혀 있는 상태입니다. 物중에 음이    뭉쳐진 것도 안개를 내게 하는데 대게 산천의 기인 것이다. 그 샘은 것은 전   쟁의 기상이요 푸른 것은 재얼(災孼)이 되니 음의 성한 징조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왕망이 왕위를 찬탈하자 누런 안개가 사방을 메웠으며 天寶의 亂때엔 큰 안   개가 낮을 어둡게 했으며 한 고조가 白登에서 포위 당했을 때와 문산이 시   시에서 죽을 때엔 큰바람에 흙먼지가 날리며 하늘이 캄캄해졌습니다.
혹 신하가 임금과 윗사람을 반역한다거나 夷狄이 중국을 침범하게 되면 모두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남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만약, 양기가 발산한 이후에 음기가 양기를 감싸 버려 나올 수가 없게 되면   분격해서 우뢰와 번개가 되는데, 그 번개는 반드시 봄여름에 나니 이는 곧   천지의 怒氣입니다.

빛이 번쩍번쩍하는 것은 양기가 발해서 번개가 된 것이요 소리가 우르릉 하 는 것은 二氣가 서로 부닫혀 우뢰가 된 것입니다.

옛 선비들이 말하기를 "우뢰와 번개는 음양 의 정기이니 혹은 벌레를 놀라게   도 하며 혹은 邪惡을 치기도 한다"라 했으니 사람도 진실로 사기를 모아 가   진 경우도 있고 물체도 도한 사기가 붙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니, 정기 가 사기를 진동시키는 것도 역시 그 理인 것입니다.

공자께서도 급한 천둥에 반드시 얼굴빛이 변한 것은 이 때문인데, 하물며 벼   락을 쳐야 할 곳에 침에 있어서 이겠습 니까? 예를 들면 상나라때의 무을이   라든지 노나라 때의 이백의 사당 같은데는 이러한 理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이르길, 반드시 어떤 물체가 있어 그 자루를 잡고 이를 주재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너무 천착(穿鑿)하는 데 가깝습니다.

또 양기가 퍼질 때에 이슬이 내려 만물을 윤택하게 하는 것은 구름의 젖은    기운이요, 음기가 참혹할 때에 서리가 내려 초목을 죽이는 것은 이슬이 맺혀   서 되는 것입니다.<시경>에 "갈대는 푸르고 푸른데 흰 이슬은 서리가 되네" 한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입니다.

혹시 음기가 너무 성하면 서리가 내려도 때를 맞추지 못하고 僞周가 臨朝한 다든지 음양이 易位한다든지 하면 남월(南越)같은 지극히 더운 땅에도 6월 에 서리가 내리게 되니, 생각컨데 8황 모두 陰珍의 기에 갖혀 있던 것입니    다. <---여기서 8황이란 팔극, 즉 우주를 말하는것입니다.

비와 이슬은 모두 구름에서 나오는 것으로서 많이 젖은 것은 비가 되고 적게   젖은 것은 이슬이 됩니다. 음양이 서로 교합되면 이에 비가 내리고 혹 구름   이 빽빽한데도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은 상하가 교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홍범에 이르기를 "황제가 지극하지 않으면 그 벌로 항상 음하게한다"고 했으   니 이를 두고 말한 것입니다. 또한 양이 한끝까지 오르면 가물고 음이 성하 면 물이 되나니 반드시라면 음양이 조화한 연 후에 비로소 비오거나 맑거나   하는 것이 때를 맞추는 것입니다.

무릇 신 농같은 성인이 밝은 세상에 처하였을 때엔 맑기를 바라면 맑아지고   비를 원하면 비가 내리니 진실로 의당한 것입니다. 성왕이 백성에게 임하면   천지가 태평을 교합해서 닷새에 한번씩 바람이 불고 열흘에 한번씩 비가 내 리니 그 또한 상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덕이 있으면 반드시 이와 같은 응답이 있는 것이니 어찌 천도가    사사롭게 두터이 함이 있다하리오. 무릇 원기란 것은 가뭄을 부르는 이유가   됩니다. 그러므로 한 여자만 원한을 품어도 오히려 붉은 땅을 만드나니 무왕 은 은을 멸한 것은 족히 천하의 원기를 소멸시켰다 할 수있으며 안진경의 옥 사를 판결한 것은 족히 구석의 원기를 해소했다 이를 것입니다.

단비가 너무 오래 내리는 것은 괴이한 일이 아닙니다. 하물며 태평성쇠는 본   래 匹夫匹婦 그 은택을 입지 않은 자가 없으니, 만약 무릇 아주 추운 때에   천지가 비록 꽉 막혔지만 이기는 교화하지 아니할 수가 없어 비가 엉켜서 눈 꽃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대게 음기가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초목의 꽃은 기의 양을 받았기 때문에 다섯 잎이니 5는 양의 수요 눈꽃은     기의 음을 받았기 때문에 유독 여섯 각이니 6은 음의 수입니다. 이역시 억지   로 그렇게 되라고 해서 된 것이 아닙니다.

원안이 문은 닫은 것이나 귀산이 뜰에서 서 있던 것이나 난한지회(暖寒之會) 나 산음지흥(山陰之興)같은 것이라면 혹시 고요를 지키는 줄거움이나 도를   찾는 정성이 있다거나 호사(豪奢)한 데서 온 것이라거나 放達한데서 나왔다   할 지라도 천도와 무관하다면 어찌 족히 今日의 얘깃거리가 되겠습니까? <- 난한지회(겨울에 추위를 덜기위해 마시는 술의 모임, 산음지흥(왕희지가
蘭亭에 모여서 계사를 닦으 며 맛본 흥을 말함.

또 우박이라는 것은 지독한 기운에서 나오게되는 것으로 음기가 양기를 협박   하는 고로 그것이 나타나면 물체에 해를 끼치게 됩니다. 옛일을 계고해 본다 면 큰 것은 말머리 만하고 작은 것은 달걀만 해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짐승 을 죽였다고 하며 혹은 전쟁이 심한 세상에 일어났으며 혹은 화를 지은 임 금을 경고하기 위해 일어났으니 그 것은 족히 역대의 경계가 되니 자세히 진 술하지 아니해도 추측해서 가히 알 수 있습니다.

오호라! 한 기가 운행하여 만가지 다른 것이 나타나니 나누어 이를 말한다 면 천지만상이 각각 한 기요,합해서 말하면 천지만상이 동일한 기입니 다.<---一始無始一...一終無終一 오행의 바른 것이 모인 것은 기로서 바로   일월성진이 되는것이요, 천지 에 지독한 기를 받은 것은 흙먼지, 비, 안개,   우박, 우레, 번개, 천둥이 되는 것입니다.

이상은 이기가 서로 격돌해서 생기는 현상이요 바람, 구 름, 비, 이슬은 이 기가 상합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나눠보면 서로 다르나 그 理는 하나입니다.

집사께서 편의 끝에 도 가리켜 말하되 "천지를 자리잡게 하고 만물을 기를    는 그 도는 어디에 말미암은가"라 하셨는데 저의 생각은 이 말이 깊은 뜻을   느낍니다. 제가 듣기로는 "임금이 그 마음을 바르게 가지면 조정이 바르게   되고 조정이 발라지면 사방이 바르게 되고 사방이 바르게 되면 천지의 기가   역시 바르게 되는 것이다"라 했습니다.

또 듣기로는 "마음이 화하면 몸이 화해지고 몸이 화해지면 기가 화해지고 기 가 화해지면 천지의 화가 이에 응한다"라고 했으니 천지의 기가 이미 바르게   되면 일월이 어찌 일식 월식이 일어나고 성진이 어찌 그 질서를 잃음이 있겠 으며 천지의 기가 이미 화했다면 우레, 번개, 천둥이 어찌 그 위성을 나타 나겠으며 風雲霜雪이 어찌 그 때를 잃겠으며, 음매여기가 재앙을 부리는 일 이 있겠습니까?

하늘이 비와 별과 따뜻하고 차가운 바람으로 庶物을 생장시키고 임금이 엄   숙함과 명확함과 지혜로움과 슬기로움과 성스러움으로 천도에 응하면 하늘이   때맞추어 비를 내림이 엄숙함과 같이 하고 별을 내림이 그 명확함과 같이 하 고 따뜻하게 함이 그 지혜로움에 응하고 때맞추어 춥게함이 그 슬기로움에    응하고 때맞추어 바람으로 그 성스러움에 응하는 것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보건대, 천지가 자리를 키고 만물이 길러지는 것이 어찌 한   사람의 修德에 매이지 않았다고 하겠습니까? 자사는 이르기를 "오직 천하의   지극한 정성이라야 교화가 된다"라고 했으며 또한 "널리 만물을 발육시켜 높 이 하늘까지 닿으리라"라고 했습니다.

또 정자가 이르기를 "천덕과 왕도는 다만 謹獨에 있어야 한다"라 했습니다.   아, 지금 우리 동방의 동식물이 다 자연에 고무(鼓舞)되고 있는 것은 그 어   찌 聖上의 근독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집사께서는 이 추요(芻堯)의 一得을 임 금의 총명함에 上達해 주신다면 가나한 서생은 아마 필문규두(筆門圭竇)아래 서도 遺恨이 없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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