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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집 |
| 2024/04/19(23:39) from Anonymous Host | |
| 작성자 : 조양규>+김정락+최인훈 > 누리 | 조회수 : 3 , 줄수 : 16 |
| 31번 창고, 19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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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anggyu 438029778_7970232803028889_1553037751639712577_n.jpg 김정락 · <광장의 화가>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는 이명준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남과 북 어디에도 머물 수 없었던 주인공은 제3국(인도)으로 향하는 타고르 호에 오른다. 소설은 타고르 선상에서의 이틀 동안 주인공의 회상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꾸려졌다.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라고 시작하는 이야기는 주인공이 바다에 몸을 던지는 것으로 끝난다. 체제의 갈등과 전란 속에서 한 개인의 비극적 삶을 그린 이 소설은 실존했던 화가에게서 동기를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화가가 조양규다. 1928년에 진주에서 태어난 조양규는 47년에 진주사범을 졸업하고 그곳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즈음에 남로당에 가입하여 정치활동을 하다가, 경찰에 쫓겨 부산으로 도피하였다. 거기서 친구의 소개로 토성국민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지만, 1948년 남한의 단독정부수립에 반대하는 인공기게양사건을 주도하였다. 그해 일본으로 밀항하였다. 도쿄 에다가와죠의 조선인부락에 정착하여 공장과 창고를 진전하며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갔고, 잠시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다니기도 하였다. 사회주의계열의 전람회인 일본 앙데팡당전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화가로 활동하였다. 1953년에 재일조선미술협회에 회원이 되었다. 한국전쟁을 주제로 그린 <조선에 평화를>을 그려서 두각을 나타냈다. 일본 화단에서는 리얼리즘에 입각한 화가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창고>, <맨홀>과 같은 작품을 통해서 노동자의 고되고 소외된 삶을 표현주의적인 방식으로 그려냈다. 1960년 북송선에 올랐고, 1967년 이후 그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12년간의 짧은 이력에도 불구하고, 화가는 100여점의 작품을 북송선에 실었다. 이에 반해 남한과 일본에 남아있는 그의 작품은 채 10점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그는 잊힌 화가가 되었다. 유작들은 시대의 비극과 처절했던 환경들을 절절하게 재현하고 있다. 녹슨 철문과 콘크리트 바닥 그리고 날선 화필이 그은 선들로 형상화한 인간은 화가 자신과 자신이 살았던 환경이었다. 사실주의에 입각했다지만, 깊이 파고든 아픔은 표현주의 감정선에 가깝다. 치열한 노동현장의 경험은 그래서 2차원에 갇혀버린 포로처럼 민중과 노동자의 현실을 추체험하는 데에 부족함 없이 다가온다. 조양규, 31번 창고, 19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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