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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집 |
| 2023/06/16(09:11) from Anonymous Host | |
| 작성자 : 반ㅋ시 + 이태호 + ? | 조회수 : 5 , 줄수 : 15 |
| 싸움터에.그린.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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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Banksy_354264557_6787515461267504_4253630659713508631_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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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ksy 354264557_6787515461267504_4253630659713508631_n.jpg 이태호 뱅크시(Banksy), 전쟁터로 건너가 그림을 그리다 영국의 스트릿아티스트 뱅크시(Banksy)가 지난해 말,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로 건너가 7점의 그림을 남겼다. 그림이 그려진 곳은 수도 키이우 인근, 폭격으로 무너진 아파트 건물 벽면. 언제나처럼 그는 스텐실(공판화) 기법으로 현장에서 그렸으며, 자신이 거기서 그림을 그리는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그것이 자신의 작업임을 증명하고, 세계에 알렸다. 이번에 그가 그린 그림은 무너진 아파트의 비참한 상황과 전혀 상반되는 행위를 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를테면 처절하게 무너진 콘크리트더미 위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있는 소녀(그림1)라든지, 시이소를 즐기는 아이들(그림2), 또는 주변의 끔찍한 상황과 무관하계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여유를 즐기는 노인(그림3), 헤어롤을 머리에 감고 목욕가운을 걸친 채 게스 마스크를 쓰고 가스통을 든 여인(그림4) 등 전쟁 한 가운데에 있지만, 그 상황과 대조적인 행위를 하는 인물들이 그려졌다. 전쟁상황이 아니라 너무나 일상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 장면이기 때문에 그 그림들은 더욱 눈에 띄며, 무자비하게 파괴된 전쟁상황과 대비된다. 그래서 그것들은 우리의 생각을 자극한다. 뱅크시가 그린 7점의 그림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유도 경기’(그림5) 모습이다. 그것은 유도복을 입은 작은 소년이 검은 띠를 두른 성인을 시원하게 내던지는 그림이다. 작은 아이가 큰 덩치의 성인을 잡아 매치는 장면. 이 그림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작은 소년이 우크라이나를, 그리고 내던져지는 성인 유도선수가 러시아의 푸틴을 상징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BBC 동영상에 나오는데, 여기에 이의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듯싶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건은 러시아 침공 1주기를 맞는 2023년 2월20일에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우체국에서 바로 뱅크시가 그린 그 그림으로 우표를 인쇄한 것이다.(그림6) 그 우표를 보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염원이 무엇인지, 그들이 얼마나 뱅크시의 작품에 호감을 갖고 집착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뱅크시의 작품을 둘러싸고 또 하나 흥미있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은 뱅크시의 작품이 엄청난 가격(수억원)으로 팔리고 있는 서유럽이나 미국의 미술시장을 의식해 키이우 시민들이 벌인 행동에서 발화됐다. 즉 그 그림 중 하나를 벽에서 분리해 자기 멋대로 보관하고 있는 것을 경찰이 밝혀낸 것이다.(그림7) 1월3일자 뉴욕타임스는 뱅크시가 그린 작품 중 게스 마스크를 쓴 여성의 벽화가 벽에서 떨어져 어딘가로 사라졌고, 그 그림을 떼어낸 사람이 절도범으로 체포돼 12년의 옥살이 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편 그 그림의 가격이 24만5천달러(약 3억원)로 평가되는데, 그림을 벽으로부터 떼어내 보관하고 있던 그 시민은 그것을 적당한 시기에 경매로 팔아 그 돈을 우크라이나 군대를 위해 기부할 생각이었다는 말도 인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소식을 들은 시민들 중에는 그 사람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의구심을 표명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거나 그 그림은 현재 경찰에 의해 잘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뱅크시는 미술관이나 화랑이라는 실내공간에서만 볼 수 있던 미술을 우리의 삶의 현장인 거리로 불러냈다. 그의 작품은 배금주의, 국가 이기주의,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자본주의 등 시스템에 물든 우리의 삶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한다. 뱅크시는 게릴라 아티스트라는 그의 별칭처럼 마침내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터로 가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그의 그림이 과연 계속되고 있는 이 전쟁 상황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도대체 그림이란 것이 전쟁이라는 이 엄혹한 현실에서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일단 분명한 것은 그가 움직이면 메스컴이 뒤쫒으며 보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메스컴을 통해 그의 그림을 보게 되고, 또한 그 덕에 우리는 그의 작품 뿐 아니라, 폭격으로 부서진 건물 등 전쟁의 비참한 참상도 보게 된다. 그럼으로써 그의 작업은 우리의 시선과 생각을 전쟁의 현장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우리에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그렇다. 적어도 그의 작품은 전쟁으로 우울에 빠져있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내가 당신과 함께 있다고..... 그렇게 그의 작품은 그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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