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이야기를 좀 하자．지구가 불에 타면 대륙은 청록색 유리로 덮힌다고 한다．태초에 신은 모래를 만들었고 그 모래가 열과 함께 유리로 바뀌기 때문이다．유리의 기원은 메소포타미아지만 고대 이집트에서 번성했다．BC 16∼17세기에 만들어진 토토메스 3세 문양의 술잔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유리 유물로 꼽힌다．로마제국 시대에는 입으로 불어서 만드는 기술이 유럽 전역에 전파돼 중세 건축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리’라는 말이 동양에 등장한 것은 중국 한나라 시대지만 전국시대의 고분에서 발견된 유리 구슬이 최고(最古)의 제품이다．한국은 낙랑시대에 구슬과 귀고리를 만들었으며 신라시대에는 잔,그릇 등 생활용품으로 사용했다．이후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1960년대에 대중화의 막을 열며 현대에 들어서는 첨단소재로 각광받고 있다．더욱이 아이 젖병의 꼭지를 유리로 바꾸는데서 알수 있듯 환경친화적인데다 건강소재로 각광받고 있다．가령 폭탄주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알잔을 떨어뜨리면서 생기는 유리 가루를 마셔도 인체에 아무 해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유리가 예술작품의 소재로는 어떨까．8일까지 서울 대학로 크래프트 스페이스 목금토 갤러리를 찾으면 그 뾰족함과 날카로움으로 인해 거부감을 갖기 쉬운 유리의 화려한 변신을 볼 수 있다．‘신비한 유리세계 동참’전．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글래스 아트 페스티벌로 충남 천안의 남서울대와 삼성코닝이 공동으로 마련한 ‘2000 한국유리조형공모전’의 입상작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현장이다．
이 대학의 유리조형연구소 고성희 교수는 “유리의 종류가 6000가지나 되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것은 판유리뿐”이라며 “화려한 바탕에다 투과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기법을 응용할 수 있어 앞으로 무한한 조형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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