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조형

2000/04/14(12:34) from 210.123.35.212
작성자 : 한상덕	조회수 : 1119 , 줄수 : 15

밀납인형의 우울한 날들(최신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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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랍인형이 우울한 날들 이번 과제에서의 나의 기본적인 생각은 바로 우울함 또는 공포,두려움이다. 공포나 우울함을 표현하기 위해 그에 적합한 소재나 상황을 찾아다니는 중에 문득 내 마음안의 공포중에 지금은 느낄 수 없고, 어린시절에만 느낄 수 있었던 공포의 종류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어린시절, 정확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시절에는 단체로 박물관이나 기념관 같은 곳에 소풍을 가는일이 많았다. 즐거운 소풍이기에 다른 아이들의 얼굴엔 붉운 꽃이 피어있었다.하지만 나에게는 붉은꽃씨가 떨어지지 않는 아이였다. 난 항상 기념관에 가게되면 거기에 세워진 밀랍인형들을 보고 기분이 몹시 안좋았고 심지어 불안과 공포까지도 느끼곤 했다. 그때에는 왜 불안하고 무서운지 알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 인생에 있어서의 일부분을 맛본 지금에서야 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 때 내가 느낀 그 공포는 바로 `전쟁이나 폭력으로부터 느껴지는 공포`였다. 기념관,특히 독립기념관같은 곳에 있는 밀랍인형들을 대개가 전쟁속에서 고통받고 있거나 고문을 당하는 등 굉장히 폭력적인 내용을 담고있다. 6.25의 피해자인 `이승복`어린이,유관순의 고문받는 모습등을 나타내는 밀랍인형들은 모두 암울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밀랍인형을 보면서 그 당시의 끔찍한 상황속에 몰입하게 되어 마치 자신에게 닥친일 이라고 느끼게 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의 공포와 불안을 나타내기 위해 내가 선택한 것은 바로 밀랍인형을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밀랍으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프라스틱을 맞추고 깎고 조각해서 만드는 것이다. 밀랍인형처럼 실제의 느낌이 들게하기 위해 세부적인 디테일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칼라링 또한 사실적으로 했다. 인형의 밑판이 된 검은 상자는 성경책에서 동기를 얻은것인데,`성경`이라는 글씨가 모델의 피로 이루어졌다. 이는 전쟁같은 급박한 상황 속에서는 성경과 같은 도덕들은 피에 가려진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겠지만...) 이번 작업에는 정말 많은 애착이 간다. 무엇보다도 지난날의 나를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먼 훗날의 내가 지금의 나를 기억해낼 수 있도록 일기나 글등을 꾸준히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