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는 다양한 시도들]
'과학과 자비' (1897년)
이 작품은 실재 크기로 보아야 한다...
피카소가 16살에 그린 그림.
실제 우리가 공간을 볼 때는 투시도법의 방법으로 보지 않는다.
피카소는 투시도법을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틀리게 그렸는데
보는 사람의 관점을 여러가지 방향에서 생각하며 그렸기 때문이다.
피카소는 그리는 사람의 위치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이 그림을 보는 사람의 위치가 움직인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예, '대사들' (1533년)
홀바인의 그림.
출처: 네이버
그림을 다 보고 지나가면서 고개를 돌려보면 '해골'이 보인다.
가운데 해골을 발견한 것은 얼마되지 않는데,
숨겨놓은 해골을 찾아내지 못했던 것은,
우리가 투시도법의 관점으로만 그림을 해석하려 했기 때문이다.
19세기 말(인상주의 이후), 20세기 초부터 전문적 작가들에 따라
새로운 표현법에 관한 다양한 생각들이 쏟아져 나왔다.
신인상주의는 기법적으로는 점묘법을 쓰는 화풍으로,
보라색을 표현하기 위해 빨강과 파랑의 점을 반복적으로 찍어 표현했다.
물감을 혼합하여 색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원색을 반복적으로 찍어서 쓴다.
'내 눈이 색을 섞어서 그림을 본다'라는 측면에서
조형적으로 재미있는 개념이다. 즉 보는 사람이 빛깔을 만들어서 본다는 것.
이런 식으로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것을 더 드러내는
방법들이 많이 나오게 된다. 예를 들어, 입체파, 미래파, 야수파들
여러가지 화풍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미래파는 '점, 선, 면, 빛깔 만으로
움직이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 자체가 조형요소로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렇듯 새롭게 보는 관점들은 보는 사물을 보는 사람을 더욱 이해하게 하고,
그림을 더 잘 해석할 수 있도록 돕는 장점도 있다.
'김정호의 우리나라 서울 지도'
산은 수직적으로 표현하고, 강과 길은 평면적으로 표현하였는데,
보는 사람으로 하여그 이해를 쉽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울릉도 지도'
고종황제가 신하를 시켜 울응도를 다녀오게 했는데,
다녀온 신하들이 올린 보고서에 첨부된 울릉도 지도.
코끼리 바위, 촛대 바위...주변의 풍물과 섬을 그렸는데,
오늘날 시각적 관점을 지배하고 있는 투시도법과는 어긋나 있지만,
뛰어난 관점과 쉬운 이해를 돕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담양 소쇄원의 정원 설계도'
사물을 보는 관점을 360도 돌려서 하늘과 땅이 바뀌어 있는 그림으로
이 역시 보는 사람의 관점에서 시각을 새롭게 해석한 예이다.
뛰어난 설계도, 뛰어난 디자인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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